나는 미스트도 픽서도 없다. 미스트는 사용하는 스킨에 오일 떨어뜨려 만들어 다니기 때문에 필요가 없다. 픽서는 화장에 관심이 없어서 쓸 생각도 안 했다.
그렇다. 나는 화장을 거의 안 한다.
일단 못하니까 재미가 없고, 남들 쓰는 파운데이션에는 다 유기자차 성분이 들어가서 못 쓴다. 그래서 베이스 제품을 선택할 때 선택폭이 좁은 편이다.
일단 화장을 하고 밖에 나가면 너무 무너져서 걱정이다. (사실 나는 무너진다는 뜻의 이유를 모르는데 일단 다들 무너진다고 얘기하니까 나도 그렇게 표현하겠다.) 원래 잡티를 엄청 가리거나 두껍게 화장하는 편이 아니라 지워지는 건 문제가 아니다. 건조해서 얼굴이 일어나는 것 때문에 죽겠다. 겨울에는 화장하고 몇 시간 지나면 턱에 각질이 부각되기 시작한다. 겨울철 건조함은 정말 못 참겠다. 게다가 무기자차 성분이 아무래도 얼굴을 더 건조하게 만든다.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
그래서 픽서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화장이 고정도 되고 무엇보다 미스트와 성분은 비슷하지 않을까 했다. 그러면 화장도 잡고 건조도 잡고 일석이조니까! 어쩌면 미스트와 성분이 똑같은데 괜히 이름만 달리 해놨을지도 모른다는 약간의 의심도 솔직히 있었다.
내 예상은 틀렸다. 다행이다. 역시 차이점은 있었다. ‘고정’시키는 성분이 미스트에는 없고 픽서에는 있었다. 당연한 건데 왜 의심했을까 싶다. 하지만 그 외 여타 성분은 비슷하다. 비슷한데 좀 더 나쁜 편이다. 그러니까 미스트에 고정 성분을 더하면 픽서가 된다. (But, 미스트에도 피막형성제가 들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픽서에 사용되는 양만큼 많은 양이 사용되는 건 아니다.)
화장을 고정하는 역할을 하는 성분을 피막형성제라고 한다. 말만 들어도 딱 감이 온다. 막을 형성하는 성분이구나. 화장만 고정하는 걸로 사용되는 성분은 아니고 매니큐어나 헤어 제품에도 사용된다.
픽서로 가장 유명한 제품 몇 개를 살펴보니, PVP, 메칠메타크릴레이트크로스폴리머, 폴리에스터-5, 에이엠피-아크릴레이트코폴리머 등이 화장을 고정하는 성분으로 들어가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폴리에스터-5 성분이 들어간 픽서가 많았다.
위에는 각각 미스트, 픽서, 픽서 성분을 화해 앱에서 캡쳐해 왔다.
보면 픽서에는 위쪽에 폴리에스터-5와 피브이피 성분이 있지만 미스트에는 없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두 픽서는 물 다음으로 피막 형성제가 많이 들어간 걸 보면 아마 고정력이 아주 좋을 것 같다. 다른 제품은 중간이나 성분 끝 쪽에 피막 형성제가 분포한 경우도 상당했던 걸 비교하면 아주 성분이 많이 들어간 편이다. (하지만 이렇게 피막형성제 성분의 함유가 적은 경우, 미스트와 별반 다를 바 없다. 미스트에도 피막형성제가 들어간 경우가 몇몇 있다.)
결론은 픽서와 미스트는 약간 쓰임에 차이가 있다. 픽서가 메이크업을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는 게 사실이다. 그러니 픽서를 미스트처럼 저녁에도 막 뿌리는 건 별로 좋지 않겠다. 또한 미스트가 픽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사용하면 실망하게 될 것이다.
보다보니 가격이 되게 저렴한데 성분도 미스트와 비슷하게 촉촉함도 잡은 제품이 있길래 한 번 사용해볼까 생각 중이다.
'화장품 > 궁금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젤 클렌저 리스트 (0) | 2017.03.26 |
---|---|
약산성 클렌징? (0) | 2017.02.12 |
닦는 토너와 물 토너의 차이가 뭘까? (0) | 2017.02.09 |
화장품 어떤 차이가 있을까? (0) | 2017.02.08 |
선크림, 매일 꼭 발라야 하나? (0) | 2017.02.07 |